[천사]
벌써 몇 번이 되는 걸까. 너와 여기서 만나는 건.
여기에 오지 않았다면, 나는 이런 경치, 볼 일은 영영 없었겠지.
[악마]
나도, 여기서 너와 만나, 많은 걸 알게 됐어.
천사 중에는 이런 괴짜도 있다는걸, 말이지.
[천사]
하지만... 우리들도, 머지않아 벌을 받게 되겠지.
신의 노여움을 사, 이 탑이 무너져버린 것처럼.
[악마]
너는, 어떻게 생각해?
천사는 천사, 악마는 악마. 각자의 세계에 있는 채로, 만나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까.
[천사]
어느 쪽이 더 나았을까 같은 건, 몰라.
하지만, 나는...
[연출가]
좋아, 거기까지.
오늘은 그만 끝내도록 합시다.
[시키, 아스카]
감사합니다~ / 감사합니다.
[아스카]
시키, 가는 길에 식사라도 어떤가.
솔직히 말해서 나는 배가 고픈데.
[시키]
음, 오케이~
나는 조금 정크한 게 먹고 싶다냐~♪
-패스트푸드점-
[시키]
아스카 쨩은, 란코 쨩이랑 자주 이렇게 군것질하고 그래?
[아스카]
아니, 란코는 사람이 성실해서 말이야.
이런 불량스러운 행위와는 연이 없어.
[시키]
아하하, 과연 그렇구나~
그런 부분은 너랑 다르네.
[아스카]
그런 시키야말로, 어떤가?
프레데리카나 카나데 씨와는.
[시키]
그쪽 아이들은, 멋있는 카페에 데려가거나 하니까...
케미컬하고 정크한 음식은, 그다지.
이왕이면, 밖에서 먹자.
시키쨩, 밤바람 쐬고 싶은 기분.
[아스카]
후후후, 참 행실이 나쁜 녀석들이군, 우리는.
[시키]
의외로, 그게 「우리들」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네.
프로듀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.
[아스카]
무슨 소리지?
[시키]
행실이 나쁜 애들이라는 거!
나는 물론 그렇지만, 아스카 쨩도 대충 그렇잖아.
말도 거칠고, 삐뚤어져 있고.
[아스카]
뭐어, 그렇지.
뼈저리게 느끼고 있어.
예를 들면 호타루처럼 언제나 부드럽고 정중하게, 행실 바르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...
무리야.
너와의 이야기도, 좀 더 원만하게 끝낼 생각이었어.
하지만, 점점 달아올라 버려서...
미안했어.
조금, 무례한 말을 했어.
[시키]
뭐, 나도 땡땡이쳐서 미안했으니까~
그런 점은, 비긴 걸로 하자.
[아스카]
비겼다고 하기에는, 네 덕분에 한 고생이 꽤나 많은 것 같다만...
[시키]
어머어머, 엄격하셔라.
그래도... 냐하하!
행실 바른 아스카 쨩이라니, 상상이 안가.
아이돌이니까, 행실이 바른 애들이 많은 건 당연하겠지.
노력하고, 모두를 위해서 상냥한 미소로 희망을 전하고.
[아스카]
아아, 이상적인 아이돌상이지, 그건.
[시키]
그렇기 때문에, 우리들은 우리들. 다우너*에, 행실 불량에, 나쁜 쪽으로 머리가 좋은.
그게 분명, 우리 둘의 방식...
*다우너(downer) : 주위 사람의 기분을 어둡게 하거나 항상 어두운 기분으로 있는 사람, 혹은 그런 모습을 뜻하는 말.
[시키]
『너는, 어떻게 생각해?
너는 너, 나는 나. 각자의 세계에 있는 채로, 만나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까.』
[아스카]
『어느 쪽이 더 나았을까 같은 건, 몰라.
하지만, 나는... 이 만남을,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.』
[시키]
후훗, 뻔한 연극이네.
[아스카]
아아, 뻔하지.
[시키]
행실이 나쁘단 말이지, 우리들은.
나는 영리한 수식. 너는 엄격한 사회의 제복.
재미없는 미래, 따분한 질서에 싫증이 나서, 안녕을 고했다.
우리들을 예시로 든다면...
그래, 심야의 연구실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 같은.
[아스카]
아니면, 혼자서 몰래 듣는 심야의 라디오 같은?
[시키]
그래. 그게 우리들.
누군가가 정한 틀에는 맞추지 않아, 맞지 않아.
[아스카]
대중오락도, 아름다운 교훈 따위도, 성미에 맞지 않아.
부감적이고, 냉소적... 그렇다 해도, 무언가를 단념하지 못하지.
아아, 그래. 우리들은...
[시키]
우리들은...
[시키, 아스카]
반역자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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