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이야기꾼]
...별을 순회하는 여행은 길고도, 짧습니다.
창문 밖은 항상 같은 경치인 것은 아닙니다.
별의 바다를 건너는 열차에도 비나 폭풍우가 찾아옵니다.
-열차 안-
[차장]
일레이네 씨, 여기가 3등 객차입니다.
그건 그렇고, 1등차에서 3등차로 옮기고 싶으시다니... 드문 일이네요.
뭔가 이유라도 있으신가요?
(객차 - 3등과 그 밖의 계급이 정해져 있다. 객차는 요금이 다를 뿐만 아니라 1등, 2등, 각각의 등급에 맞는 서비스도 준비되어 있다. 3등 객차에 준비된 것은, 낡은 창문으로 바라보는 멋진 은하의 풍경.)
[일레이네]
감사합니다.
이유는... 1등 객차는, 어떻게 해도 진정되지가 않아서.
...왜 이 표를 가지고 있었는지, 알 수 없기도 해서요.
저 스스로의 힘으로 손에 넣은 물건이 아니라,
아버지의 힘으로 얻은 물건이라면... 사용하고 싶지 않아요.
신세를 지고 싶지 않다, 랄까...
[차장]
...그렇군요. 뭐, 이쪽 차에서도, 보이는 경치는 변하지 않습니다.
그럼, 좋은 여행을.
[질리오]
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얻어버리는 것... 인가.
나도 그런 건 좋아하지 않아. 부모가 제멋대로 하는 건 오히려 싫어.
[앨버]
...저기, 일레이네 씨... 로 괜찮을까.
나는 앨버, 이쪽은 질리오. 당신은... 어디까지?
[일레이네]
...여행의 행선지... 목적, 인가요.
사실을 말하자면, 그런 건 없어요.
도망쳐왔어요. 조금, 가정에 문제가 있어서.
...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가 나빴기 때문에, 거기서 도망쳤을 뿐.
그러니까, 그저 열차에 흔들려 별을 바라볼 뿐이에요.
그것만을 위해서, 호사스럽고 푹신한 소파는 필요 없어요.
[질리오]
......
[일레이네]
제가 없어져서, 두 사람이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.
그뿐이에요.
내가 어디에 간다고 해도, 내가 없어진다고 해도, 해결되지 않는데.
...어딘가에서 내려야겠죠, 이러면.
[앨버]
...어딘가에서.
-백조자리 역-
[질리오]
비인가... 역 밖까지 나갈 수는 없겠네.
앨버, 배는 고프지 않아? 플랫폼의 행상인한테서 뭔가 사려고 하는데.
[앨버]
으, 으음... 아주 조금...
하지만 너무 너에게 신세를 지는 것도, 좋지 않아...
[질리오]
돈에 대해서라면, 정말 신경 쓰지 마.
...이 열차에서 전부 써버려도 괜찮아.
[앨버]
에에... 통이 크네, 너는...
그럼, 응... 고마워.
[다투는 목소리]
......, ......!!
[앨버]
응... 뭐지? 싸움일까...
[질리오]
사람들의 다툼은, 늘 있는 법이야.
자, 빨리 돌아가자.
[차장]
...후우.
[앨버]
아, 차장님...
저기... 무슨 일, 있었나요? 아까 목소리가 들려서.
[차장]
...아아, 시끄럽게 해서 죄송합니다.
부정 승차한 여성을 내리게 했습니다. 조금 말다툼이 되어서... 쫓아냈습니다.
[앨버]
에... 그, 그건.
그... 어머니랑 아들 둘이서 탔던...
[차장]
예. 표를 가지고 계시지 않은 분을 태울 수는 없습니다.
그게 규칙이니까요.
[앨버]
하, 하지만...
아무리 그래도 억지로 내리게 할 필요는...
[차장]
...확실히 본의는 아니었습니다.
그렇지만, 물었을 때 확실히 말해 주었다면, 이쪽도 그녀들을 원하는 역까지는 데려다 줄 수가 있었습니다.
하지만 아들분이 거짓말을 했습니다. 엄마는 표를 가지고 있다고.
그것을 질책하는 일도 없이, 어머니는 동조했습니다.
그래서, 내리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. 거짓말은 안됩니다.
표가 없다. 그렇다면 좌석은 없다. 그것이 이 열차의 룰입니다.
그럼, 두 분은 지금부터 좋은 여행을.
[앨버]
...그런.
[질리오]
...그런 곳에 내려져서, 어떻게 할까.
[앨버]
내가, 내가 쓸데없는 짓만 하지 않았으면... 그 아이가 거짓말을 하지도 않았어...
두 사람의 행선지를 정해 버린 건 나야...
내, 탓이야...
역시... 누군가와 엮이면, 안 되는 거야...
[질리오]
만약... 미아 씨처럼, 표를 2장 가지고 있거나.
혹은 일레이네 씨의 표를 환불받았다면, 3등차 표 2장 분이 되었을지도 몰라...
그런 식으로 생각해서, 과거를 한탄하는 것도 가능하겠지.
하지만, 전부 만약의 이야기야. 지금 생각한다고 해서, 의미 같은 건 없어.
그 어머니와 아들은 둘 다 살아있지만, 표는 가지고 있지 않아.
미아 씨는 자식을 잃었지만, 표는 2장. 일레이네 씨는 목적지도 없는데, 표를 가지고 있어.
왜 있어야 할 곳에는 없을까, 필요한 것이란.
하지만, 마음대로 되지 않아... 그게 인생인 거야, 분명.
[앨버]
그런 거... 슬프기만 할 뿐이잖아...
어째서, 행복을 꿈꾸는 것이, 이렇게 괴로운 거야...
[질리오]
앨버...
[미아]
안녕, 두 사람 다. 옆자리, 괜찮을까.
자, 인사해야지. 졸린 걸까나?
[소년]
......
[앨버]
아, 미아 씨. 여기요...
어라... 그 아이는...!
[미아]
...이 아이의 어머니에게, 어떻게든 부탁받아서.
그, 나는 표 1장 더 가지고 있잖아? 처음에는 억지로 강요당하는 식이었지만...
같은 어머니이니까. 기분을 알게 되었으니까...
이 아이를 소중하게 하고 싶다, 그 마음을.
그리고, 이 아이와 지내며... 생각이 변했어.
닫힌 미래를 쫓기 전에, 해야 할 목표가 생겼어.
이 아이와의 만남은, 하늘의 뜻이 아닐까.
그렇다면... 이 아이의 미래를... 열린 미래를 돕는 편이 좋지 않을까...
그렇게 생각했어.
[질리오]
그럼... 따님을 되찾겠다는 소원은, 포기하신 건가요?
[미아]
...일단, 이 아이가 살아갈 장소... 페가수스자리에 갈 거야.
내 아이가 아니더라도, 데려다주는 건 할 수 있으니까.
그 뒤에는... 또, 생각해 보려고.
(페가수스자리 - 학원도시로도 알려진 백악의 거리. 다양한 학교뿐만 아니라 고아원과 교회도 많다. 이 거리에서 자라, 이후에 이름을 날린 유명인도 많다.)
하지만, 분명 다시 열차에는 탈 수 없겠네.
스스로의 발로, 내 인생의 길을 정해서 가고 싶으니까.
[앨버]
...그런가.
그럼, 미아 씨는... 이 열차에서 내리는구나.
[차장]
대화 중에 실례, 표를 확인하겠습니다.
[앨버]
저희들 것, 말인가요?
꽤 전에도, 한번 보여드렸던 거 같은데...
[차장]
표는 변하는 법입니다. 주인의 마음이나 목적에 호응해서요.
번거로우시겠지만, 그때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.
손님의 표는, 원래 어디에도 갈 수 있는 굉장한 물건.
하지만, 행선지는 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.
그러면... 어디까지 가시나요?
[앨버]
『소원이 형태가 되어 이뤄지는 장소』까지...
질리오도, 그렇지...?
[질리오]
...아아, 그래.
[차장]
그런가요. 그럼, 두 분은 이대로 이 열차에.
대부분의 손님들은, 다음 정차역에서 내리시겠죠.
다음 도마뱀자리는, 환승역이니까요.
그만큼, 정차시간도 길기 때문에, 또 바깥의 모습을 지켜보시는 건 어떨까요.
[이야기꾼]
끝없는 여행도, 언젠가는 향하는 장소에 도착하겠죠.
이제 곧, 목표로 하는 안드로메다가 보입니다...
내릴 때에는, 잊은 물건은 없으시길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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